깨진 반지

B에게

예전에 D에게 반지를 선물받았어. 빨간색 유리로 만들어진 수제 반지였어. 유리 양끝을 이어붙인 접합부가 포인트처럼 툭 튀어나온 특이한 반지였어.

그날 D와 나는 클라이밍 짐에 가려고 택시를 탔어. 나는 손에서 반지를 빼려고 안간힘을 썼어. 내 왼손 약지는 예전에 꺾어진 후로 마디가 굉장히 두꺼워졌어. 그 마디에 반지가 꽉 낀거야. 어떻게든 반지를 빼려고 이를 악 물었을 때, 내 억지에 못 이겨 결국 반지가 깨졌어.

흔들리는 택시 안에서 본 깨진 반지조각은 얼핏 두 동강이 난 것 처럼 보였어. 그러나 자세히 보면 한 쪽 끝부분이 서로 맞지 않는걸 알 수 있었어. 반지는 세부분으로 나뉘어졌어. 반지의 양 옆 두 부분과 포인트 부분. 반지는 강한 힘에 의해 튕겨지듯 부서진거야. 그래서 포인트 부분을 잃어버렸어. 나는 끝내 그 작은 조각을 찾기 못했어.

마치 널 잃은 것 처럼

D와 내가 상처입은 것 처럼

그 일은 미래를 향한 암시였을까. 그날 내가 그 작은 조각을 찾았더라면 나는 점점 커지는 너의 심장소리를 들을 수 있었을까. 내가 억지로 반지를 빼지 않았더라면 우리는 같은 길을 걷고 있었을까.

나는 아직도 그날처럼 억지를 부리고 있는지도 몰라. 반지가 깨진 일에 너를 빗대면서 말이야. 그런데 과거를 돌이켜 볼 수록 한가지 사실만 뚜렷해 질 뿐이야. 나는 너를 잃었어도 너는 내 곁에 여전히 존재해. 너의 존재 자체가 축복이야.

세개로 나뉘어진 반지는 지금 각자의 자리에서 역할을 다하는 중이야. D에게 깨진 반지 한 쪽을 줬어. 내가 D에게 선물한 책 마지막 페이지에 반지가 있어. 나도 반지 한 쪽을 가졌어. 다이어리 커버 안쪽 주머니에 넣어뒀어. 너의 반지 조각도 어딘가에 있어.

영원히 사랑한다는건 참 쉬운거야.

어떤 모양인지는 중요하지 않은거야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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